
쏘바~ 오늘은 우리 아버지 센테로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오르망케키 마을의 촌장이시고, 나망가 자치단체 부의장을 맡고 있지요.
하지만 센테로는 평소에 어깨에 힘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대접 받으려 한다거나 하지 않아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죠. 가족 자랑은 나중에 또 다시 하기로 하구요,
오늘은 약속대로 우리 집 자랑을 한번 해보도록 할께요. 센테로가 좋아하는 모습 보이시죠?
이게 바로 굿피플과 코이카의 후원을 얻어 벌인 나망가 주택개량사업의 결실. 바로바로 벽돌 주택입니다.
아직 다 지어지진 않았지만 몇 일 후면 우린 여기에서 살 수 있게 된답니다.
사실 저는 너무 좋아서 이미 이 안에서 잠을 자고 있지요. 하지만 그건 비밀이랍니다.
지난번에 우리 마사이족의 집은 무엇으로 만든다고 했었죠?
소똥이었죠~ 소똥 집에 살아야 하는 비눅이 어쩌다 벽돌집에 살게 됐을까요?
그걸 설명하려면 예전 집으로 돌아가야해요 그래야 이해가 되실꺼에요.
그럼 저와 함께 소똥집으로 가시겠습니다.
이게 바로 소똥 집이에요.
굵은 나뭇가지를 주워다 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가는 나뭇가지를 엮어 넣죠.
그 다음이 소똥입니다. 방금 생산된 따끈따끈 김이 모락모락 하는 소똥을 주워다가
뼈대 위에 바르는거죠. 소똥은 밤에 가축들을 집 울타리 안에 가둬두기 때문에
아침 무렵에는 꽤 많은 양을 쉽게 얻을 수 있어요. 그걸 가지고 엄마들이 집을 짓기 시작한답니다.
엄마들마다 한 채의 소똥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통 혼자서 짓곤 하죠.
그래서 소똥집의 키는 엄마의 팔길이까지 입니다.
그래서 키가 큰 제가 집에 들어갈 때는 허리를 반으로 접어야 들어 갈 수 있게 되죠.
겉만 봐서는 소똥집의 진가를 알지 못하니 안으로~
서 계시면 머리 다치니까 일단 앉으시구요. 차를 한잔씩 대접하는 것이 예의니까
잠시 기다리시면 따뜻한 차와 함께 물 끓이는 아궁이도 보여 드릴께요.
물론 한국의 아궁이와는 다르죠. 그럼 물이 끓을 때까지 집 안쪽을 한번 돌아보세요.
반짝반짝 윤이 나죠? 겉은 햇볕이 따가워서 거북이 껍질처럼 갈라졌지만
안쪽은 식구들이 자꾸 만져서 반짝반짝 매끄럽게 윤이 난답니다.
그리고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도 역시 반짝거리고 있네요.
한국에서는 종이로 도배를 한다던데 마사이족은 떠돌이 유목민이라 언제 이사를 갈지 몰라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살아간답니다.
옆쪽에서는 마마(아줌마)들이 차를 끓이느라 소란스럽군요.
아궁이 보여 드릴께요 마마들! 옆으로 좀 비켜보세요. 저희 동네 사람들은 모두 말이 참 많아요.
작은 일 하나를 할 때도 토론을 즐기기 때문에 그런거죠.
어쩌다 싸움을 할 때에도 우리는 폭력보다는 논쟁을 통해서 해결하곤 한답니다.
마사이족 특유의 용맹함은 다른 부족이 마을에 침입하거나,
맹수가 가축이나 사람을 노리고 덤벼들 때 사용한답니다.
평소에는 우리가 키우는 소나 양처럼 온순하게 살아가지요.
그러나 최근에 다른 마을에서는 외부와 접촉이 잦아져 가끔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아직 우리 마을에 그런 사람은 없었답니다. 
우리 집 아궁이에요. 이런! 설명하려니까 불이 꺼지려고 하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마사이족은 언제 어디서나 나무만 있으면 불을 피울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정말 불이 꺼지면 큰일이에요. 엄마가 아버지께 야단을 맞게 되거든요.
집 안의 아궁이는 집을 따뜻하게 하고, 차를 끓여주고, 우갈리(옥수수가루떡)도 만들고,
가베지(채소)도 볶습니다. 적도 지방에서 따뜻한 건 왜 찾냐구요?
아프리카는 책상지형이라고 해서 대륙 중앙이 불쑥 솟아 있습니다.
고원 지대죠. 그래서 낮의 강렬한 태양과 더불어 밤의 서늘함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밤엔 보온이 필요한거죠. 엘레와?^^
엘레와는 ‘알았어?’ 라는 뜻이지요.

아궁이 설명에 옆집 할머니가 왜 등장했을까요?
환하게 웃고 있는 옆집 할머니 모습인데요. 할머니 눈을 한번 봐주세요.
아이구 눈꼽이 잔뜩~ 아니에요 할머니는 성격이 깔끔하셔서 세수를 잘 하신답니다.
그럼 이건 뭐냐구요? 눈병이에요. 마사이족은 태어날 때 아주 건강한 눈을 갖고 태어납니다.
1km떨어진 곳에 서있는 사람이 누군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죠.
하지만 집 안에 있는 아궁이는 아주 매운 연기를 뿜어내지요.
게다가 타고난 재가 날려 먼지도 아주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은 눈병에 자주 걸리게 된답니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면 백내장에 걸리거나 할머니처럼 앞이 잘 안보이게 되는거죠.
그래도 너무 걱정은 마세요. 할머니는 여러분이 마을을 찾아와주면 언제라도 행복하니까요.
엘림 클리닉이 조금 더 빨리 세워졌더라면 할머니도 우리처럼 건강한 눈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그러고 보니 우리 아버지 센테로도 백내장이 시작된 것 같네요.
얼른 제가 소를 열심히 키워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가까이서 보니 더욱 잘생겼죠? 재호가 물을 나눠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엘림 베이스까지 태워다 준다고 해서 저렇게 싱글 벙글이 되셨답니다.
하긴 기도 하실 때 빼고는 늘상 웃는 모습뿐인 밝고 맑은 우리 아버지 센테로 입니다.
모두 몇 명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학교를 못다녀서 숫자를 10까지 밖에 셀 수 없거든요.
엘림마을 응오네네 가족들인데요, 네? 가족이라니까요 한!가!족!
왼쪽에 양복입은 키세메이 아저씨가 가장이구요
그 옆에는 일부다처제의 마사이족 관습에 따라 여러 명의 부인들과 자식들.
아직 장가 간 아들이 없어서 손자는 없는 우리 부족 속에서는 아주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입니다.
소 치러 나갔는지 안 보이는 사람도 몇 명 있네요.
아무튼 이 많은 사람들이 방금 전 그 작은 소똥 집에서 살고 있는 거에요.
그러던 어느 날~ 공정길 지부장님께서 우리 마을 집을 신식으로 개선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굿피플과 손을 잡고 말이죠.

왼쪽에 벽돌 정리하는 사람이 우리 형 수푹입니다. 별명은 스프에요.
가끔 스튜라고 놀리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 형은 언제나 저렇게 벽돌을 찍고 있습니다.
우리 직장 내에서도 꽤나 힘든 일 중에 하나인데,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중이랍니다.
저 벽돌이 바로 우리 집을 만드는데 쓰인 그 벽돌이거든요.
우리는 주택개량 사업 덕분에 집도 생겼고, 형은 직장도 얻었죠.
예전에는 몇 일 동안 나무를 베어다가 밤을 세고 숯을 구워서
타운에 나가 파는 게 직업이었던 우리 형이 반듯한 직장을 갖게 되었고,
형을 따라 저도 엘림의 경비원이 될 수 있었답니다.

뒤에는 이런 광경인거죠. 2인 1조로 일을 하는데, 한 명은 저렇게 온 힘을 다해 벽돌 기계에 매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삽으로 기계에 벽돌 반죽을 붓고, 찍혀 나온 벽돌을 건조시키기 위해 줄을 맞춰 쌓습니다.
이러다가 기운이 빠지면 교대를 하죠. 벽돌은 시간이 흘러서 햇볕을 심하게 쬐고,
비를 자꾸 맞으면 약해지기 때문에 주택건설 일정에 맞추어 그때마다 생산하게 됩니다.
많이 힘들텐데도 우리 수푹 형은 힘든 내색 없이 아침에 출근했다가,
해질 무렵 자전거에 물을 가득 싣고서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그때가 제 출근 시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물탱크 주변에서 자주 마주치곤 한답니다.

다 지어진 개량 주택의 모습이에요. 사람 사는 냄새가 나죠? 세 칸 일자형 집의 형태랍니다.
가운데 문으로 들어서면 거실이 있고, 양쪽으로 방이 하나씩 있는 모습이지요.
방도 넓어서 다섯 명도 넘는 사람이 한 방에서 잘 수 있어요.
얼른 우리 집도 완성 되어야 우리 예쁜 엄마랑 동생들이랑 함께 지낼 수 있을 텐데.
곧 지어진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죠… 어! 저기 문이랑 창문을 실은 트럭이 오는 소리가 들리네요.
얼른 가봐야겠습니다. 업무 시간 외에 일을 도와주면 가끔 사탕을 얻을 수 있거든요 ^^
다음엔 물탱크 이야기 해 드릴께요. 기대하세요! 쎄레~
카리브(환영합니다)~
아프리카 케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쏘바~ 안녕하세요 비눅입니다. 잘생겼죠?
나이는 18세. 마사이족 청년이죠.
마사이족은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탄자니아 일대에 널리 퍼져 있는 전통부족입니다.
사진 속 이곳은 나망가 오르망케키에 있는 저희 집입니다.
저희 집은 소똥으로 만들지요.
이곳은 건조한 기후의 지역이라 물은 사람과 소들이 먹기에도 늘 모자랍니다.
그래서 마사이 족은 늘 물을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하는 유목민입니다.
그래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인 신선한 소똥을 이용해서 여자들이 집을 짓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훗날을 기약하기로 하구요,
우선은 이곳에 도착한 이방인들에 관한 설명을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프리카다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이 시멘트와 철근의 조합은 무엇일까요?
제 직업이 바로 이 물탱크를 지키는 일입니다. 아스까리라고 하는데 경비원을 말하는거죠.
저는 해질 무렵 이곳에 출근해서 밤을 꼬박 세우며 이곳을 지켰습니다.
뭐 주워갈 것은 없어도 소랑 염소들이 철없이 물 마시겠다며 이곳으로 뛰어들곤 하거든요.
그것을 막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물론 도둑이 들면 세계 최강의 용맹함을 자랑하는 마사이의 모습도 보여줘야겠지요.
2009년 3월의 어느 날 오후, 이곳에 그들이 도착했습니다.
진성과 재호 굿피플 해외 봉사단이었습니다.
왼쪽이 진성, 오른쪽이 재호입니다.
항상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서, 저희 새집에 쓸 문틀을 만들고 있는 사이에
몰래 찍은 사진입니다. 변변한 장비가 없는 이곳에선 작업 준비를 위해 늘 뛰어다녀야 한답니다.
자, 그럼 다시 물탱크에 관한 설명을 이어가도록 할께요. 
저희 마을에서 18km 떨어진 올드니어락 산의 저수지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서 계신 분이 바로 굿피플 케냐 공정길 지부장님이십니다.
우리 마을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분이시죠.
제가 꼬맹이였던 97년 1월 케냐에 오셨는데 그 다음부터 참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말로 하자면 끝이 없구요, 그 옆에 계신 분은 손님이신데 누구시더라…
아! 한국에 코이카라는 단체가 있다는데 그곳에서 오신 분이라고 했던것 같아요.
굿피플에서 진행하는 수로사업에 대한 평이 좋아서 점검하러 오셨다고 하셨어요.
아무튼 우리 마을에 오는 파이프는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바위에 못도 박고 쇠줄도 묶고, 낭떠러지 지나고 덕분에 저희 마사이족도 참 힘들었죠.
우리 마을 일인데 지부장님 혼자서만 일하시게 둘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모두 함께 땀 흘려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첫 인사 시간이니까 고생한 얘기는 또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구요.
400톤을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가 세워지는 마을 언덕입니다.
언덕에서 볼 수 있는 암보셀리 국립공원이나 킬리만자로 산 보다
우리에게는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물입니다.
잊기 전에 말씀 드려야겠네요. 이 자리를 빌려 나망가 마사이족을 대신해서
지부장님과 소중한 후원의 손길 부어주신 굿피플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아싼떼~(감사합니다)
다시 진성과 재호가 온 첫날입니다.
그들은 그날 오후 갑자기 우리 마을에 와서는 직원들과 함께
시멘트 모래 자갈을 섞기 시작하더니 해가 지고 나서도 한참 후까지 일을 했어요.
저야 물론 옆에서 구경만 했죠. 그날은 이곳에 사자가 나타나지 않았거든요.
염소나 소들 그리고 도둑도 말이죠. 얼른 나타나야 제 실력을 보여 드릴텐데 말이죠^^
아침부터 시작해야 하루 안에 마칠 수 있는 일을 이번에도 역시 해내고 말았습니다.
시멘트를 하루 안에 부어 넣지 못하면 날씨가 더워서 반으로 뚝하고 갈라져 버리거든요.
우리의 소중한 물탱크를 망가지게 둘 순 없죠.
밤이 찾아왔습니다. 다들 밤 9시가 넘어서 퇴근을 하더라구요.
덕분에 제가 잠드는 시간도 늦어졌죠.
경비원이 잠을 자면 되겠느냐고 하시겠지만
우리 마사이족은 동물 같은 감각을 지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그리고 저는 낮에, 월급 모아 마련한 제 가축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잠을 꼭 자야 한답니다.
요즘은 가뭄이라 풀과 물이 귀해서 평소보다 더 먼 길을 걸어 다녀야 하거든요.
아무래도 경비원 그만하고 농사일을 배워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잠들어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내일은 우리 집 보여 드릴테니 기대하세요.
쎄레~(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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