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후배들을 만날 때면
해외자원봉사에 대해 물어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봉사를 다녀온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지만
관심을 갖고 물어오는 녀석들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그런 경험이 또래들의 인기있는 통과의례로 자리잡았기 때문인지
봉사라는 가치가 정말 주목받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해외봉사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늘어난다는건 반가운 일이었다.
동남아 오지에서 맨발의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아프리카의 어느 빈민가 골목을 누비며 활동하는 모습..
정도로 대표되는 그들 상상 속의 해외봉사단.
다소 단순화되고 단편적으로 그려진 면이 없진 않지만
그런 고생스런 모습 속의 숨겨진 가치를 알고
그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동경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들의 깊은 마음이 고마웠다.
2004년부터 파견되기 시작한 굿피플의 해외봉사단도
매년 꾸준히 늘어 올 해는 6명이 해외사업장에서 활동 중이다.
케냐의 초원, 베트남의 시골마을, 필리핀의 산속 오지까지.
어느 곳 하나 편하고 만만한 곳이 없지만
젊음의 한토막을 의미있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이들에겐
적당한 고생이 오히려 양념처럼 느껴질 것이다.
올해 봉사단이 파견된지도 3개월 남짓.
눈길 닿는 곳마다 어색함 투성이던 몇 주가 지나고
아직은 향수병을 염려할 것도 아닌 이맘 때가
나름의 사명감으로 한창 눈이 반짝거릴 때다.^^
또 다른 눈으로 사업현장을 누비며 담아낸 사진들과
따뜻한 감성으로 적어나간 글을 보내오는 요즘.
그저 모니터를 마주하고 앉은 사람들까지도
현지의 생생한 풍경을 머리 속 가득 그려보게 해준다.


까맣게 그을려 제법 현지인과 어울리는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작업중인 뒷모습.
그 부모님들께서 보셨다면 고생하는 자식들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겠지만
평생 가슴에 남을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그들에겐
쌓이는 추억과 즐거움이 더 클 것이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경험하는 외국생활 자체가
그 이유 중에 작은 하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나만을 위한 고민에 에너지를 쏟고
비슷한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무거운 틀을 벗어나서
우리가 분명히 알고 책임감 느껴야할 이 세상 누군가의
삶의 모습들을 직접 보고 경험한다는 것.
좀 더 넓고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볼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야말로
몇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귀국 후엔 나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 다양하게 살아가겠지만
평생의 어느 순간에 또 다시 그런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
물론 봉사단으로서의 매일이 출국 전 상상하던 것처럼
보람있고 기쁜 일로만 가득할 수는 없다.
당장이라도 짐을 싸고 싶은 갈등과 실망의 요소들도
가득하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다만, 이 다음 언젠가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하루를 살아보겠다고 고민하던 순수함과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쓰던 치열한 시간들이 그리울 때가 온다면
마음을 다잡으며 추억할 그 순간이 있다는게
꽤나 든든한 재산이 되어줄 것이라고
나름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케냐의 재호와 진성, 베트남의 승연.
필리핀의 현옥, 혜영, 택희.
2009년, 굿피플과 함께 그 든든한 재산을 쌓아가는 이 6명의
또 다른 추억을 위해.. 출국 전의 풋풋한 모습을 살짝 공개한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함에 비웃다가
왠지 모를 부러움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바로 다음이 당신 차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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