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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6/05  '사람'이 빠진 개발
'사람'이 빠진 개발
 아는게 힘!    2011/06/05 11:31



'사람'이 빠진 개발

개발이 한참인 캄보디아에서는 요즘 강제철거와 이주민 문제가 심각합니다.
도시에는 삐까번쩍한 건물들이 들어서고 화려한 색을 입기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도심 중앙의 낡은 건물들이 사람들 눈에 거슬리나 봅니다.
그 곳의 주민들은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오랫동안 살아왔는데...
어느 날 찾아온 강제철거의 포크레인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그 곳 주민들의 주거지 뿐만 아니라
,
삶을 통째로 부수고 짓밟아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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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또는 몇 십 년을 그 자리에서 살아오던 주민들은 그 땅에 대한 권리도,
집에 대한 권리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그저 힘없이 망연자실하여 쫓겨납니다.
사실 권리를 주장할 줄 몰랐거나, 주장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이 밟고 사는 그 땅은 그들의 것인데 말입니다
.

재개발은 많은 것을 변화시킵니다.
도시빈민들이 가까스로 터전을 닦고 살아가던 거칠고 추한 땅은
부지불식간에 땅값이 치솟아 부동산업자들이 노리는 노른자 땅이 됩니다
.
하지만 주민들은 그 노른자에서 튀기는 국물조차 맛보지 못하지요.
1990
년 이후 지금까지 강제 이주를 당한 주민들이 133천명에 이른다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제철거현장과 주민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들을 현장 방문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먼저 프놈펜 시내 중심의 강제 철거 현장을 찾았는데,
잘 닦인 넓은 개발예정지에 익숙한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쪽에는 우리나라의 P모 대기업이,
다른 한 편에는 G모 대기업이
멋진 고층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며 멋진 청사진과 낯익은 깃발을 꽂아두었더군요
.

외국에서 만나는 이런 순간은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기업의 활발한 외화벌이를 자랑스러워해야할지,
강제철거 후 당당히 깃발을 꽂아둔 우리 기업을 모른 척 해야 할지..
그저 고개만 떨궈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잔인한 강제철거가 이루어졌던 지역들은 새롭게 들어선 건물들 아래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처럼 묻힌 듯 보였습니다
.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요?
도시 빈민들이 공간을 나눠 쓰며 촘촘하게 모여 살았을 땅에는
한 두 사람의 재벌이 공간의 낭비가 심해보이는 의리 의리하게 큰 건물들을 지어놓고는
어마어마한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
.

씁쓸한 기분으로 이동한 두 번째 장소는 주민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1시간 30분 이상 달렸을까요.
도로가도 아니고 꼬불꼬불 좁은 길을 또 한참 들어간 후에야 차는 멈춰 섰습니다.
컨테이너 박스를 붙여놓은 듯, 커다란 성냥갑을 성의 없이 늘어놓은 듯
강제철거를 감행한 기업에서
그것도 오직 건물주들을 위한 보상으로 건축하여 제공한 주거공간이라는데
..
감옥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황량한 주거환경과
구멍만 파놓은 듯한 화장실에 그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


 

그런데, 그 와중에도 돈은 사람들을 가르고 차별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철거지역의 건물주들 중에서도 좋은 위치에 비싼 건물을 가지고 있던 주인들은
일찌감치 기업과 잘 협상을 해
2층 건물을 받거나 개중에서도 좋은 집을 받았고,
협상에 비협조적이거나 늦게까지 권리를 주장했던 건물주들은
더 안 좋은 집을 받아 더욱 환경이 어려워보였습니다
.

 


그리고 그 곳이 아니면 정말 갈 곳이 없었던 가난한 세입자들은
어느 날 트럭에 태워 그야말로
떨어뜨려놓고갔다는 강제이주지역에 살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도시에서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없을 만큼 고립된 곳에
집도 절도 없이 말 그대로 사람들만
덩그러니버려진 격이었습니다.
300
가구가 이곳으로 쫓겨 왔지만, 도저히 희망이 없는 이곳에 정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들 떠나가고, 나무와 나뭇잎을 이용해 지은 오두막에서
지금은
80여 가구만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강제이주지역 두 군데 모두
한국 사람들이 또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
첫 번째 이주지역에는
어느 한국
NGO에서 이주 빈민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있었고,
두 번째 이주지역에서는 한국의 어느 교단에서 교회를 세워 지역사회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한국 사람들의 도움에 고마워했고, 누가 봐도 그런 도움이 절실해보였습니다.

 


그런데
, 세계은행(World Bank)에서는
같은 지역 같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와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
도심에 살던 그 땅의 본 주인인 주민들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
강제철거로 정부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300헥타르의 땅 중
15헥타르만을 강제 철거된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300
헥타르 중 15헥타르.
15헥타르만 주면 도심의 경관을 헤치지 않도록 세계은행에서 건물을 짓고
강제 철거된 주민들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

이것은 연륜 있는 세계은행이
캄보디아 강제철거 이주민을 깊이 배려하고 돕는 놀라운 방법이었습니다
.
주민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는 모습이 깊은 감동으로 전해졌습니다
.
세계은행의 주장에 아직 캄보디아 정부는 묵묵부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진통을 앓으며 성장해온 우리나라가
지금 그 진통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를 돕는 방법이 이런 방식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
눈에 보이는 필요를 채우는 데 급급하기 보다는 그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보다 지혜롭고 사려 깊은 대한민국의
나눔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_ 김민영 (지구촌 나눔운동 활동가)


2011/06/05 11:31 2011/06/05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