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인가 공적원조개발(ODA), 국제개발협력,
국제개발 NGO란 말들이 우리사회에 대중화되어지고 있다.
한국전쟁이후 30~40년 동안 우리는 재건과 경제발전을 훌륭하게 이루었다.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빈곤한 나라에서
이제는 빈곤과 기아를 구제하는데 역할을 담당하는 나라로 변모해
경제개발에 있어서는 많은 후진국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이제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도 사회공헌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국민들은 방송매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해외아동결연, 아동돕기, 식수개선, 교육지원 등 국제개발협력사업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원조를 받는 나라인 수원국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인 공여국으로 바뀐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 동안 ODA 규모가 놀랍게 확대되었지만
진정한 국제개발협력사업 수행에 관한 가치와 원칙, 책임성과 지속성에 대하여
숙고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남아있다.
국제개발 사업수행에 있어 어떠한 가치와 원칙에 따라 수행할 것인지 이해해야 하고
이러한 가치와 원칙에 따라 사업이 이루어질 때
개발은 책임성을 갖추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국제개발사업 수행의 주요 규범과 원칙을 한번 살펴보자.
첫째, 인간중심(People-centered)이다.
개발은 인간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해야 하며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 개발의 주체로서 그 목적과 형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요소들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상호 영향을 미친다.
개발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자력화(Empowerment)이다.
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자력화이며, 이는 참여와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참여가 부재하고 일방적인 Donor의 사업집행은 그들의 주인의식 훼손과 의존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셋째, 참여(Participation)이다.
자력화(Empowerment)에서 말했듯이, 가난한 사람의 참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함께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가난에 대한 책임을 모두가 공유하고,
가난한 사람도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모두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참여는 개발의 효율성과 효과성, 지속가능성을 향상 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넷째, 지속가능성(Sustantiality)이다.
지속가능성이란 현세대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성을 가지고
환경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환경파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제와 제도, 그리고 사회와 환경 속에서 균형을 유지해가며 개발이 이루어 져야 한다.
다섯째, 비차별(Non-discrimination)과 비폭력(Non-violence)이다.
성(Gender), 인종, 계급, 문화, 연령, 장애 등 어떠한 기준에서든 차별이 생기면
사회적으로 상호 영향을 미치게 되며, 모든 사업의 효과도 차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차별과 폭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발은 가난을 일으키는 갈등을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도 지역사회에 해를 끼쳐서는 안되며,
개인이나 집단이 주체적으로 공동의 발전을 이루어가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각 선진국의 ODA 사업이나 국제개발 NGO들의 국제협력사업이
지구촌 곳곳에서 경쟁이라도 하듯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우리는 과연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이름 아래에 얼마나 수혜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그들의 자립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개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Feedback 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구촌의 고통 받고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도,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인식하고,
그 인식에서 출발한 포용과 기본을 지키는 개발이 이루어 질 때
우리는 모두가 국제협력개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글_ 이지영 사업운영본부장

사람들은 보건의료라고 하면 그저 의사나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의료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특성화, 전문성의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들은 Medical의 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Primary Health Care라는 뜻의 일차보건의료가 더 시급하다.
예를 들자면 탄자니아 모로고로(Morogoro) 병원에는 1년에 5천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는데
그 중에 1천명은 질병으로 치료를 받고, 또 그중에 7%는 탯줄감염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탯줄에 달고 있는 코드 클램프(Cord Clamp)가 없어 고무줄을 사용하고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위생교육의 부재로 신생아 탯줄소독을 잘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진단과 진료, 처방이 아니라
바로 교육을 통한 예방과 관리인 것이다.
일차보건의료는 1970년대 세계보건기구가 인류의 건강보장을 위한 전략으로 제시한 것이다.
일차보건의료의 정신(알마아타선언)은 지구상의 모든 인구가 보건의료에 대하여 평등해야 하고,
국민은 건강할 기본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국민의 건강보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알마아타선언)은 세계보건기구의 ‘2000년까지 인류 모두가 건강을 누리게 하자
(Health for all by the year 2000)'라는 목표달성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1978년 세계보건기구는 “일차보건의료(Primary health care)는
지역사회의 개인, 가족이 일반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업방법으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서 그들의 지불능력에 맞는
보건의료 수가로 제공되는 필수적인 보건의료이다.
또한 국가의 핵심 보건사업 조직과 그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사회,
경제개발의 구성요소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일차보건의료사업의 영역은 다음과 같다
① 널리 퍼져있는 주요 보건문제의 그 예방 및 그 관리방법에 대한 교육
② 식량의 공급과 적절한 영양 공급의 촉진
③ 안전한 식수와 기초 위생의 적절한 공급
④ 가족계획을 포함한 모자보건
⑤ 주요 전염성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
⑥ 지역적 풍토병의 예방과 관리
⑦ 흔한 질병과 외상의 적절한 치료
⑧ 필수의약품의 제공
⑨ 정신보건증진
일차보건의료사업의 영역에서 알 수 있듯이 기초보건의료라는 것은
다양한 분야가 협력하여야만 구축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안전한 식수와 식량의 공급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질병의 예방과 관리 및
건강의 유지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정의에 다 들어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지원 사업이 (보건의료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개발사업에 있어서)
과연 얼마나 지역사회가 일반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업방법이며
얼마나 많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라는 자부심과 함께
“한국형“이라는 미명아래 각 국가의 특성과 협력체계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혹은 단편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이 변해야만 세상이 변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변하려면 바로 마음이 변해야 한다.
그래서 심리적 회복 또는 변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행동 유발이 필요한 것이다.
흔히 우리는 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라고 한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곳들에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을까?
교육을 통한 인식개선과 예방과 관리, 생활습관의 향상 등
지역사회 주민들의 기대와 필요에 맞는 종합적인 일차 보건의료 전략이 필요하다.
글_ 양연수 팀장 (메디피스)

'사람'이 빠진 개발
‘개발’이 한참인 캄보디아에서는 요즘 강제철거와 이주민 문제가 심각합니다.
도시에는 삐까번쩍한 건물들이 들어서고 화려한 색을 입기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도심 중앙의 낡은 건물들이 사람들 눈에 거슬리나 봅니다.
그 곳의 주민들은 그 곳을 삶의 터전으로 오랫동안 살아왔는데...
어느 날 찾아온 강제철거의 포크레인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그 곳 주민들의 주거지 뿐만 아니라, 삶을 통째로 부수고 짓밟아버립니다.
5년, 10년 또는 몇 십 년을 그 자리에서 살아오던 주민들은 그 땅에 대한 권리도,
집에 대한 권리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그저 힘없이 망연자실하여 쫓겨납니다.
사실 권리를 주장할 줄 몰랐거나, 주장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이 밟고 사는 그 땅은 그들의 것인데 말입니다.
‘재개발’은 많은 것을 변화시킵니다.
도시빈민들이 가까스로 터전을 닦고 살아가던 거칠고 추한 땅은
부지불식간에 땅값이 치솟아 부동산업자들이 노리는 노른자 땅이 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 노른자에서 튀기는 국물조차 맛보지 못하지요.
1990년 이후 지금까지 강제 이주를 당한 주민들이 13만 3천명에 이른다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제철거현장과 주민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들을 현장 방문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먼저 프놈펜 시내 중심의 강제 철거 현장을 찾았는데,
잘 닦인 넓은 개발예정지에 익숙한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쪽에는 우리나라의 P모 대기업이,
다른 한 편에는 G모 대기업이
멋진 고층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며 멋진 청사진과 낯익은 깃발을 꽂아두었더군요.
외국에서 만나는 이런 순간은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기업의 활발한 외화벌이를 자랑스러워해야할지,
강제철거 후 당당히 깃발을 꽂아둔 우리 기업을 모른 척 해야 할지..
그저 고개만 떨궈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잔인한 강제철거가 이루어졌던 지역들은 새롭게 들어선 건물들 아래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처럼 묻힌 듯 보였습니다.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요?
도시 빈민들이 공간을 나눠 쓰며 촘촘하게 모여 살았을 땅에는
한 두 사람의 재벌이 공간의 낭비가 심해보이는 의리 의리하게 큰 건물들을 지어놓고는
어마어마한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
씁쓸한 기분으로 이동한 두 번째 장소는 주민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1시간 30분 이상 달렸을까요.
도로가도 아니고 꼬불꼬불 좁은 길을 또 한참 들어간 후에야 차는 멈춰 섰습니다.
컨테이너 박스를 붙여놓은 듯, 커다란 성냥갑을 성의 없이 늘어놓은 듯
강제철거를 감행한 기업에서
그것도 오직 건물주들을 위한 보상으로 건축하여 제공한 주거공간이라는데..
감옥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황량한 주거환경과
구멍만 파놓은 듯한 화장실에 그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돈은 사람들을 가르고 차별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철거지역의 건물주들 중에서도 좋은 위치에 비싼 건물을 가지고 있던 주인들은
일찌감치 기업과 잘 협상을 해 2층 건물을 받거나 개중에서도 좋은 집을 받았고,
협상에 비협조적이거나 늦게까지 권리를 주장했던 건물주들은
더 안 좋은 집을 받아 더욱 환경이 어려워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곳이 아니면 정말 갈 곳이 없었던 가난한 세입자들은
어느 날 트럭에 태워 그야말로 ‘떨어뜨려놓고’ 갔다는 강제이주지역에 살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도시에서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없을 만큼 고립된 곳에
집도 절도 없이 말 그대로 사람들만 ‘덩그러니’ 버려진 격이었습니다.
300가구가 이곳으로 쫓겨 왔지만, 도저히 희망이 없는 이곳에 정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들 떠나가고, 나무와 나뭇잎을 이용해 지은 오두막에서
지금은 80여 가구만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강제이주지역 두 군데 모두
한국 사람들이 또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첫 번째 이주지역에는
어느 한국 NGO에서 이주 빈민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있었고,
두 번째 이주지역에서는 한국의 어느 교단에서 교회를 세워 지역사회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한국 사람들의 도움에 고마워했고, 누가 봐도 그런 도움이 절실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세계은행(World Bank)에서는
같은 지역 같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와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도심에 살던 그 땅의 본 주인인 주민들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강제철거로 정부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300헥타르의 땅 중
15헥타르만을 강제 철거된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300헥타르 중 15헥타르.
그 15헥타르만 주면 도심의 경관을 헤치지 않도록 세계은행에서 건물을 짓고
강제 철거된 주민들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이것은 연륜 있는 세계은행이
캄보디아 강제철거 이주민을 깊이 배려하고 돕는 놀라운 방법이었습니다.
주민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는 모습이 깊은 감동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은행의 주장에 아직 캄보디아 정부는 묵묵부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진통을 앓으며 성장해온 우리나라가
지금 그 진통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를 돕는 방법이 이런 방식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눈에 보이는 필요를 채우는 데 급급하기 보다는 그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보다 지혜롭고 사려 깊은 대한민국의 ‘情’ 나눔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_ 김민영 (지구촌 나눔운동 활동가)

언제든 모두 내려놓고 떠날 사람의 마음으로
몇 주 전 중앙아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국제NGO 지부장님과 만났습니다. 잠시 귀국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뵈었는데 제 삶에 큰 영향을 주신 분이기에 한 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활동 소식이 듣고 싶었습니다.
그 나라에서 일한지 벌써 13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붙잡고 있는 가치가 있는데, 이는 당사자의 주체성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떠날 사람이기에 당사자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여 계획하고 실행하게 돕는 사람이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마음으로 어떤 일이든 가급적 현지 주민들이 그 일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활동한다고 합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도움과 지원은 자칫 그들의 삶을 망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은 우리의 시선이지 실제 당사자의 삶에 관해서는 직접 어떻게 느끼고 또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물음이 일의 시작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일해 왔고 최근에는 그 결과가 조금씩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늘 현지 직원들을 믿고 응원했고, 그들의 결정을 존중했습니다. 일에 앞서 그 지역 주민을 만나 상의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한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거드는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동보호시설이 필요할 때도 (예산이 넉넉했어도, 새 건물의 요구가 있었어도) 건물을 새로 짓기보다 그 마을의 비슷한 아동시설을 찾아가 상의했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설을 활용했고 운영 또한 위탁했습니다. 대부분의 사업이 이런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일한 결과, 이제 한국인으로서 지부장의 역할이 점점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번처럼 한국에 일이 있어 자리를 비워도 매끄럽게 잘 운영되고 있으며, 한 해 정도 안식년을 가져도 큰 걱정이 없었다고 합니다.
수십 년의 국제NGO활동을 통해 드러난 문제의 핵심에는 원조기관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어느 교수님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떠나지 못하는 활동가들, 아니 떠나기 싫어하는 활동가들이 문제라고 합니다. 당사자의 삶이 비참할수록,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문제가 복잡할수록 전문가의 역할은 절실해지고 그 활동은 빛이 납니다. 전문가의 필요는 당연해지고 결국 그러한 외부의 전문적 도움이 당사자와 마을을 살린 결과를 얻게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돕는 사람과 그 마을을 부정적으로 묘사합니다. 어두운 면, 약점, 단점만 보려 합니다. 우리가 쓴 사업계획서, 후원요청서, 이런저런 홍보물을 그 당사자, 그 마을 사람들이 본다면 어떨까요?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희망이 사라진 마을에서 살고 있었구나…”
우리의 도움이 오히려 그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우리 가정, 우리 마을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도 잘해 왔던 일, 잘 할 수 있는 일, 우정과 환대의 오랜 문화, 미담. 이런 것을 찾고 이를 살려 생동시키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좋은 전통 '두레'와 같은 협동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도 있습니다. 책 <가난한 휴머니즘>을 보니 아이티의 두레 '콘비'가 있고, <Man and Development>를 읽으니 탄자니아에는 '우자마'라는 협동문화가 있더군요. 아이티와 탄자니아를 돕겠다고 나선 국제NGO들은 이런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까요? 마을의 문제, 약점, 단점을 들춰 이를 해결하겠다고 성급히 나서지는 않겠지요?
몇 주 전 만난 그 지부장님은 어느 나라나 두레, 콘비, 우자마와 같은 좋은 문화, 강점이 있음을 생각했고 그래서 그의 활동에는 당사자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언제든 때가 차면 모두 내려놓고 떠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전문기관이 늘어나고 전문적인 최신기법을 배운 활동가가 많아져도, 이런 활동이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지 못하면 쓸모가 없습니다.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이의 심장에서 나온 온기가 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습니다.
지부장님께 내년 한국에 다시 오실 때 그 동안의 활동 경험을 나눌 세미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그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기대됩니다.
글_김세진 사회복지사, <복지현장 희망여행> 저자

2010년이 어느덧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NGO (Non Government Organization-비영리기구)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한 해가 간다는 것은 그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재난과 지구촌의 주요 이슈가 몇 가지였는지, 얼마나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따라 체감하는 한 해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지난 1월 아이티 대지진 사건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재난에 대한 NGO들의 원조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졌으며, 작년 11월 OECD/DAC 가입 후 공식적인 선진 공여국이 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짐에 따라 한국NGO 들에게도 국제사회로부터 지구촌 공동의 이슈에 대한 국제시민사회단체들간의 연대활동 참여에 대한 요청도 더욱 증가하게 되어 한국의 NGO들은 올 한해 더욱 분주한 해를 보내고 있다.
현재 외교부에 등록된 해외원조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NGO들이 약 400개를 넘는다고 한다. 한국국제협력단 (KOICA)에 등재된 단체는 약 100여개이며, 한국의 NGO 협의체인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된 단체는 74개 (2010년 10월)로 그 수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를 받아오던 한국이 외국의 가난한 이웃을 돕기 시작한지는 불과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전쟁을 계기로 한국에 들어와서 원조활동을 펼치던 외국의 기관들은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의 원조가 필요 없다는 판단하에 철수 하기도 하였고 일부 기관들은 수원기관(후원을 받는 기관)에서 공여기관(후원을 하는 기관)으로 사업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의 자생기관들이 외국의 가난한 이웃을 돕기 위한 순수한 해외원조의 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인 해외원조활동을 위하여 많은 NGO들이 설립되었다. 전 세계에 재난과 기아의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NGO들의 모습을 우리 국민들은 매스컴을 통하여 자주 접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해외원조활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서서히 이끌어 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한국의 NGO들 대부분은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교육, 보건의료, 지역개발, 사회 개발 등의 분야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거나 현지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 사업들의 대부분은 2000년 세계 191개국 정상들이 모여 2015년까지 지구촌빈곤퇴치를 위해 함께 달성하기로 선언한 8가지의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 1. 절대빈곤과 기아퇴치, 2.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 3. 양성평등과 여성능력의 고양, 4. 유아사망률 감소, 5. 산모건강의 증진, 6. HIV/AIDS, 말라리아 및 기타 질병퇴치, 7. 지속 가능한 환경보장, 8. 개발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 구축) 중 NGO의 특성에 적합한 목표, 즉 절대빈곤과 기아퇴치,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 질병퇴치, 유아사망률 감소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의 NGO들이 지구촌의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동참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거창한 이 단어 자체는 사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 NGO들이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목표가 있다. 이는 8번 목표인 개발을 위한 국제파트너십 구축이다. 한국의 NGO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게 1~7번의 MDGs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반면 아직까지 우리 NGO들이 개발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노력은 좀 미약한 감이 없지 않다.

우리가 만드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이라는 것은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사회 서비스를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NGO 상호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닌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위험한 재난 현장 마다 달려가서 그들의 필요에 가장 먼저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한국NGO들의 열정과 헌신을 빛내게 하는 것은 독불장군식의 누가 먼저 얼마나 많이 도왔는가의 기록이 아니라, 얼마나 어떻게 상호간에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였는가,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그 자체의 가치를 NGO 내부에서 또한 NGO간, 국경을 넘어선 국제시민사회에서 얼마나 실현해 가는 가일 것이다.
한국은 11월 G20 정상회의, 2011년 제4차 원조효과고위급회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등 주요한 국제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됨에 따라 한국의 NGO들도 마찬가지로 국제 시민사회로부터 환경, 개발, 빈곤, 인권, 양성평등 등의 다양한 지구촌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활동에 주도적으로 동참할 것이 요청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NGO 들이 현장에서의 사업수행을 통한 지구촌 빈곤퇴치 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방식으로 국제개발협력의 내포된 가치이자 MDGs의 목표 중 하나인 “개발을 위한 국제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지구촌 빈곤퇴치에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글_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이경신 대외협력팀장

의료사각지대의 현실
75세 남자, 단독거주, 무직, 문맹, 고아, 미혼, 의료보호 1종, 지체장애 4급 소아마비, 알코올 의존장애. 방문진료
첫 날, 담배연기가 자욱한 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한 독거노인 할아버지의 삶입니다. 평생 외롭게 사셨기에, 천국에가면 마누라가 둘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윤 할아버지. 반년간의 만남 이후, 갑작스러운 담도암으로 세상을 등지셨지만, 어쩌면 암이 생기기 전부터 혈압이나 심장박동보다 사회적 끈이라는 활력징후를 박탈당한 채 조용히 숨져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방문진료를 통해 만났던 현실은 의료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열악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활동이 단지 좋은 뜻에서 끝낼 만큼의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무수한 환자들을 보았고 무감각적으로 만났던 의료인들이었습니다. 물론 무수한 환자들의 죽음 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가정방문을 통해 한 사람을 만나고, 그와 영혼과 영혼으로 관계 맺는 이 행동은, 과거 의료인들이
알고 있었던 병원에서의 의사-환자관계와 달랐으며, 새로운 시야를 밝혀주었습니다. 윤 할아버지가 그렇게 돌아
가신 그 다음달, 방문진료를 해왔던 의료인들이 의료복지NGO 아름다운생명사랑을 조직하였습니다.
NGO를 결성한다는 것은, 과거보다 책임 있는 활동으로 대상자들을 만나가겠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의료인으로서 배워왔고 속해있는 현대의학과 의료환경에 대하여 앞으로는 그 어떠한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으며, 새로운 질문과 반성적 성찰을 통해 새로운 의료를 만들어가겠다는 결심을 뜻합니다.
가난한 지역 주민을 위한 NGO
가난한 사람이 병에 더 잘 걸리고 병에 걸리면 가난해진다는 빈곤과 건강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6년
부터 시행된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69%를 차지했고, 사회복지공동
모금회가 2004년 말 대구지역 25개사회복지관에서 지원받은 1863명의 위기사유를 물은 결과 질병을 꼽은 사람이 54.1%나 됩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18%가 돈이 없어서 병의원에 가지 못했던 경험이 있고,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다며 본인부담급제가 도입되었습니다. 헌법 36조 3항에는 모든 국민들이 건강에 있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보건의료기본법 10조 2항에는 성별, 연령, 사회적 신분 또는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건강권을 침해 받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경제위기로 취약계층이 늘어나는 시점에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대상
자를 축소시키고 취약계층 의료지원을 줄이며,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위한 건강안전망인 공공보건의료 확충을
위한 예산을 삭감하였습니다.
정부와 시장이 취약계층의 의료를 해결해 줄 것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제 3섹터가 더욱 활성화되어 기존의 의료시스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의료사각지대 깊숙이 의료에서 소외된 대상자들을 파고드는 역할을 의료복지 NGO에서 해내야 합니다. 건강을 넘어선 가난의 문제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지관, 교육기관, 시민
단체, 행정기관, 전문가협회 등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와 협력하여 지역사회의 자원들을 네트워킹하는 사역을 중점
적으로 하는 단체가 필요합니다.
진정으로 지역사회 의료취약계층의 세밀한 일상과 필요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길이 보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 주민들이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할 지역사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길을 모색
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한국 사회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지역의 풀뿌리NGO들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만나고, 그것을 다시 지역민들의 건강문제와 연결하려는 노력들이 의료복지 NGO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축적되어 의료생협이나 마을의원의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국제보건 NGO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8가지 중 3가지는 건강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4.아동 사망률 감소(Reduce child mortality)
5. 모자보건 향상 (Improve maternal health)
6. 에이즈, 말라리아 및 기타 질병 퇴치 (Combat HIV/AIDS, malaria and other diseases)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걸 맞는 해외개발원조의 규모를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는데, KOICA는 보건의료 분야의
확장을 통해 증가된 ODA 부분을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KOICA는 최근 국제보건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전략과
모델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의 NGO나 민간단체를 통해 이뤄진 보건의료 분야의 해외사업은 여러 가지 한계를 보여 왔습니다. 장기
적인 지역사회의 변화를 도모하기 보다는 단기 의료봉사나 단발적인 긴급구호 활동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일회적인 행사는 지역의 보건의료인프라 구축과 의료인력 양성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개
발원조도 주로 병원을 건축해주고 의료기기를 전달해주는 하드웨어적 사업이 많았고, 의료인력과 의료기술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의 병원은 운영비 지원 없이 무용지물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드물게 눈에 띄는 공중
보건 사업도 단기간에 성과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을 위주로 지원되어 왔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국제보건과 관련된 재정지원의 절반 가까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투입되고 있고, 국제보건
NGO의 절반 이상이 AIDS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필요보다는 선진국의 관심과 이해관계에 따라
국제보건 의제 형성이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런 국내외의 현실 속에서 지역사회에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일으키는
포괄적인 국제보건 사업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국제보건 NGO의 출현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글_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공공의료확충팀 연구원/의사 박영수

아이티 강진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재난으로 얼룩진 2010년의 절반이 지났다.
해를 거듭할 수록 악화되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는 이제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환경문제가 아니더라도 산발적으로 계속되는 국가 수준의 통제를 벗어난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각종 위기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공동대응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문제 해결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이 때, 가을 예정된 서울 G20개최를 앞두고 세계의 눈과 귀가 한국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면 G20의 역할은 무엇이고 한국에서 열리는 G20는 한국의 개발NGO에게 어떤 의의가 있을까?
G8과 G20, 닮은 점 다른 점
G20는 전 세계 최부국의 정상들의 모임인 G8와 닮은 꼴이자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G8은 1973년 세계 오일 위기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재무장관이 모인
G5로 시작하여 캐나다, 이탈리아가 합류한 G7을 거쳐 1991년 이후 러시아가 합류하며 G8 정상회의로
자리잡았다. G20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세계 경제의 다극화 경향을 반영하여 기존 G8의
선진 서방국가에 신흥개도국과 EU가 합류하여 재무장관 회의로 시작되었다. 이 후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시작되었으나 제도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
G8과 G20 정상회의는 모두 지구촌 문제에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나 참가국의 범위와
그 성격에 따라 초점을 달리한다. 먼저 G8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 간의 회의로 금융경제 뿐
아니라 개발, 환경, 평화 등 다양한 공동의 의제를 다룬다. 이에 반해 G20는 현재까지 금융 경제 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의 폭을 제한시켜왔다.

개발이슈와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서울 G20정상회의는 G8 회원국이 아닌 G20회원국으로서 여는 첫 번째 G20정상회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며 향후 G20 정상회의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특히 기존 G20 정상회의는 좁은 의미의 경제 이슈만 다뤄왔으나 빈곤, 기후변화 등의
심각한 지구촌 문제가 G8정상회의에서 보다 폭넓은 단위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개발”이 주요 아젠다로 상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장국인 한국은 ODA 증액과 OECD DAC가입 등 국제개발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G20에서의 개발 아젠다 논의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ODA 총액 혹은 GNI 대비 ODA가 전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인 것과 비교한다면
이는 우리 국민과 특히 한국개발NGO들에게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논의는 “어떤 방식의 어느 정도 규모의 원조가 결과적으로 수혜국 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가”라는 개발의 효과성의 큰 틀 안에서 논의 되어야 한다.
다시 말 해 원조와 개발의 방식과 효과가 각 국 정부의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파리선언과 아크라행동의제(AAA)에서 도출된 국제원조규범과 원칙에 부합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한국시민사회, 개발NGOs와 G20
새천년개발목표(MDGs)달성과 빈곤퇴치를 위해 매년 화이트밴드 캠페인을 개최하는
Global Call to Action against Poverty(GCAP)을 중심으로 한 국제시민사회는
이미 2006년부터 연대를 통하여 적극적인 정책활동을 펼쳐왔다.
GCAP은 또한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GCAP Korea)를 통하여 한국개발NGOs와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제적인 노력을 차치하고라도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는 한국시민사회가 한국정부를 비롯한
G20 회원국에 원조의 규모를 증대하고 개발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개발NGO가 현장에서 흘린 땀과 눈물로 얻은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개발, 좋은 개발을 위한
목소리를 모아 낼 때 G20 정상회의는 한국과 전 세계 “개발”의 질과 양을 높이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_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 홍지영

가족이라는 의미는 사회를 떠받치는 기본 요소가 되기도 하고,
우리들의 삶의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때론 가족이라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득 찬 사랑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듯, 가족은 우리 각자의 생활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가족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그 안에서의 서로 돌봄과 존중을 실천하며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며, 때론 갈등을 해소해 가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가족은 우리가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배움의 장이되기도 하며,
서로를 섬기는 실천의 장이 되기도 한다.
험난한 사회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고, 돌봐주는 가장 안전한 안식처 역할을 한다.
가족이라는 단위 없이는 인간은 고립될 수밖에 없으며, 외롭고,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가족은 혈연적인 의미를 넘어 일반적인 의미로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상은 아직도 많은 고아와 과부들이 위험으로부터 노출되어 있고,
보건의료와 교육혜택으로부터 소외 되어있다.
우리는 이러한 보호와 행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러한 관심이 그들을 긍휼이 여기는 마음으로 발전하여,
우리의 삶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까지 이르러야 한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오늘날 100만 명의 사람들이 재해나 분쟁으로 인하여 가족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많은 노인들이 홀로 살고 힘들게 살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그들을 돌봐줄 사람들의 부재에 힘들어 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지역의 위험성을 이유로 아이들이 가족을 떠나고 있다.
일부 아이들은 난민촌에 정착하며, 가족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노예매매로 인하여 팔려가거나 전쟁을 위한 소년병으로 착출되어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가장 기초적인 인권마저 빼앗긴 아동과 여성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위협과 폭력에 시달리며 강제적인 노동착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아동과 여성 인권 유린이 심각한 실정인데,
특히 분쟁 속에서 발생한 난민아동들과 여성들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으며,
가난한 삶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을 팔아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며,
내전으로 인한 여성의 신체적, 인격적 공격도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아이들이 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외부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서
가족과 자의적, 타의적으로 떨어져 지내고 있으며, 당연히 받아야 하는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하였듯 가족이 혈연적 의미를 넘어 일반적인 의미로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때,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한번쯤은 지구촌에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가족이 되어줄 수 있는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
글_ 국제교육전문가 손정배(국제개발분야)

재난 상황시 식수개발과 위생의 중요성
Why water & sanitation matters?
지난 1월 12일 서인도 제도 중앙부에 위치한 섬나라 아이티에서 규모 7.0 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 강진의 여파로 수도 포르토프랭스 (Port-au-Prince) 인근의 대통령궁, 공항, 정부청사, 병원 등 대다수 주요 건물이 붕괘됐고,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가 23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급파된 구호 단체 요원들의 재건활동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아이티 대참사의 경우 보건 위생 기반 시설의 파괴와 정부 기능의 마비로 이곳의 위생상태는 피해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방치된 시체들과 각종 오염물질의 부패가 가속화되어 부상자들의 2차 감염 확산 조짐이 일고 있다.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는 셈이다. 고(故)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물과 위생은 공중 보건을 확립하는 첫번째 동력원이다.”라며 그 중요성을 늘 강조하였는데, 이는 분초를 다투는 재난의 현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처럼 물과 위생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분야를 전문용어로 Water and Sanitation (WATSAN) 이라 하며 긴급구호나 자연재난의 현장에서는 그 필요성이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홍수로 물이 범람하게 되면 주변의 수질은 급속도로 악화 되어 식수로 이용할 수 없게 되고, 지진 발생시 물리적으로 파괴된 인프라 시설은 수도관을 통해 더이상 물이 공급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런 악조건 에 놓인 사람들은 피로, 영양 부족, 스트레스, 불안감 등의 요인으로 질병에 걸려 죽거나 아플 확률 몇 배로 높아진다.

이때 고도로 훈련받은 수자원 전문가들이 투입되는데, 재난의 형태와 그 규모등 피해 상황을 분석한후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대응책 방안을 수립한다.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수요량 추산, 주변의 이용가능한 수자원의 확보 및 오염원의 확산 방지를 위한 수원 보호, 수질분석과 식수, 생활용수 등 사용용도에 따른 단계별 정수처리, 세부적인 물 공급 디자인, 마지막으로 저장 시설 및 보관 조건과 관련된 일련의 총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실행 계획은 우선순위에 따라 3단계로 이루어 지는데, 생명을 구하기 위한 초기 대응, 2~6주간의 단기적 대응, 6주 후부터 안정화 될 때까지의 장기적 대응으로 나뉘고, 이중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시 된다. 일례로 식수 부족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데, 건물 잔해에 깔려 물을 공급받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36시간이 지나면 탈수증세를 보이며 그에 따른 심한 부작용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 (WHO)의 식수 기준에 부합될 수 있도록 정수처리와 지속적인 수질 모니터링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단기 대응책으로는 이미 깨끗하게 처리된 물을 특수한 차량으로 이송해 공급하는 방식이 많이 쓰이는데,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 정수처리 기법을 이용하는 경우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이 심각하게 오염되어 주변의 수자원을 이용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 큰 저장 탱크에 빗물을 모아 이용하거나, 바닷물을 끌어와 담수로 바꾸는 수처리 기술을 이용해 식수로 사용할 때도 있다.
그 밖에, 전쟁과 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서도 긴급구호 요원들을 쉽게 목격 할 수 있다. 고향을 잃은 대부분의 피난민들은 난민촌과 같이 번잡하고 열악한 위생 시설에서 거주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의 물과 위생 또한 WATSAN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MSF 는 오지의 난민촌에서 의료 활동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이나 진료시 필요한 깨끗한 물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들에게 있어 의료장비만큼이나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끔 MSF 처럼 의료 단체에서 WATSAN 전문가들이 활동한다고 하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에서는WATSAN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서두에 밝힌바 물은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생명의 근원이자, 한편으로는 질병을 야기할 만큼 무서운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존재다. 이처럼 양날의 칼과도 같은 물을 매개로 긴급구호 현장에서 맹활약하는 WATSAN전문가들을 통해 이들이 인간의 고통을 달래기 위해 얼마만큼의 기여를 하는지를 조명해 봤다.

인간 존엄성을 상징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표적인 물, 지금 이 시간에도 깨끗한 한 목음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의 재난 현장을 누비며 희망의 물줄기를 찾아 고군분투하고 있을 고마운 분들에게 힘찬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 여기서 말하는 ‘위생’이란 일반적으로 화장실과 관련된 위생 시설을 의미한다.
글_김한철(UNDP, Water and Sanitation Specialist) 유엔개발계획 몽골지부 수자원 및 공중위생 전문가
지속 가능한 개발 (Sustainable Development)

각종 경제관련뉴스에서 다루어지는 이슈 가운데 하나인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용어는 이미 우리들의 귀에 익숙해져 있다. 더욱이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연구와 현장에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어떠한 개발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찍이 환경의 지속성이라는 용어는 말터스 (Malthus, 1766-1834)와 제본스 (Jevons, 1835-1882),두 학자가 인구 성장과 석탄에너지의 부족이라는 측면에서 다루었으며, 이후 1987년 세계 환경과 개발 위원회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지구의 환경적 위험을 화두로 다루면서 노르웨이 수상인 부룬트랜드 (Brundtland) 가 5년간의 연구 끝에 발표한 보고서인 ‘우리 공동의 미래’ 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용어를 제시했으며 그의 이론은 새로운 개발 모델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위원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위협함이 없이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 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양적, 생존적 개발을 넘어 인간의 삶의 질적 향상을 의미하는 개발이며, 친환경적인 개발을 의미한다.
부룬트랜드는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 직업, 식량, 에너지, 수자원과 보건위생의 필요조건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환경 보호와 경제성장이 충분히 절충되어야 지속성이 가능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또한 환경파괴는 경제, 사회, 정치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효과적인 지역개발을 위해서 경제, 사회, 환경적 요소가 적절히 어울러져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예를 들어서, 급속한 인구의 성장은 우리의 생활 환경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며, 반대로, 여성의 사회, 정치, 경제, 교육의 지위 향상은 출산율 감소 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한편, 농업 생산량 증대로 인한 화학비료의 남용으로 인하여, 토질의 산성화와 수질의 오염을 불러올 수 있으며, 산림개간으로 인하여, 토양의 침식과 강의 범람을 야기 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선진국에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의 접근을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는 경제성장에 맞추고 있으며, 후진국에서는 지역개발을 통해서 주민들의 빈곤퇴치와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해서 유엔기구들, 각국정부, 그리고 수많은 국내외 NGO들이 환경, 사회, 경제, 정치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사업전개를 실행해 가면서 그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사회분야의 성장을 위해서 여성과 아이의 인권문제, 교육기회제공, 보건 위생시설 사업, 안전한 식수공급, 안전한 거처 제공, 부족간 화해와 협력, 등에 노력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농업 개발을 통한 가구당 소득증대, 소액대부 사업을 통한 자립 기반 확보,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불공정 무역관행 금지 캠페인 등이 있으며, 환경적인 면에서는 생태의 다양성 보호, 땅과 수자원의 지속적인 보호, 기후 변화에 대한 캠페인 전개 등을 들 수가 있다.
굿피플의 해외사업도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서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여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필리핀의 아이따족을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교육 보건위생, 주택개량, 그리고, 양돈사업을 통해서 단기적/ 일시적 개발이 아닌 지속 가능한 아이따족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라오스의 소외된 부족인 몽족의 사회적/ 경제적 성장을 위해서 IT 연수센터 건축과 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며, 케냐 마사이 부족을 위해서는 안전한 주택제공사업, 수자원개발사업, 부족의 경제적 수입의 향상을 위해서 대단위 농장 운영사업을 했으며, 미얀마 양곤 지방의 교육 사업으로 지방 어린이들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개발 사업들은 그들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높이고, 사회적 지위 상승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며,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고,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은 우리의 작은 실천과 관심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우리의 제 3세계의 빈곤퇴치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 형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개발의 모델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굿피플 해외사업팀 손정배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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