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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결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만남
 샤방샤방 현장 뒷담화    2011/03/20 15:22



이은결의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만남

해외봉사활동은 항상 어렵습니다
.
마술을 사랑하고, 마술로 세상을 살아가는 저 이지만
잔인한 현실 앞에 마주서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마술이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적을 일으키기엔 아직 내 능력이 너무 모자라다고 느껴집니다
.

1년전 지진이 휩쓸고 간 절망의 땅 아이티.

산산이 부서지고 토막 난 그날의 고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러
루버그에 있는 한 고아원을 찾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이유도 모른채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모여살고 있는 곳.

이 곳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마술을 펼쳐야 할까.



아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듭니다.
참혹한 현실 앞에서도 아이들에게선 해맑은 무엇인가가 느껴집니다.
조명과 음향이 갖춰져있는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 자니 무언가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하고 큰 마술이 아니야.
마술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충분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손가락 마술부터 시작했습니다
.
아이들이 웃습니다. 자신감도 생깁니다.
이번엔 꼬마숙녀를 무대 위로 모셨습니다. 종이를 잘라달라고 부탁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에는 문제 될 것이 없네요.
잘라준 종이를 돌돌 말아 꼬마숙녀의 입김을 불어 넣습니다. 이젠 펼칠 차례죠. ‘짜잔~!’

미니마우스 왕관이 나타납니다. 탄성이 나오고 박수가 쏟아집니다.
작은 것에 감동하는 순수한 아이들의 얼굴이 참으로 밝아졌습니다.
아이들의 상처난 마음이 조금이라도 다독여졌으면 합니다
.



워낙에도 물이 부족한 나라여서 지진 이후 물공급 사정은 더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물이 불규칙하게 나오는지라 이 곳의 환경은 상당히 비위생적입니다.

다행히도 제가 도착한 날 마침 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목욕을 맡기로 했습니다.
조금만 더 깨끗한 환경이 조성되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텐데.

아이들은 오랜만에 하는 목욕이라 마냥 신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물놀이로 바뀌고 말더군요. 하지만 무작정 물놀이만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물이 나오는 날은 대청소의 날이기도 합니다.
먼저 사람들이 씻고, 씻고 난 물로 빨래를 하고, 빨래를 하고 난 물로 청소를 합니다.
이 사람들에게 물은 생명입니다.
모처럼 나온 물에 깨끗하게 씻겨져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의 마음속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씻겨 나가길 잠시 빌어봅니다
.

헤어질 무렵 고아원 뜰에 염소가족이 나타납니다.
어미에게 달려와 젖을 먹는 새끼염소들을 보니 왠지 마음이 아픕니다.
지진 때문에 갑자기 고아가 된 아이들.
이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1/03/20 15:22 2011/03/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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